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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프리온단백질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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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6-15 17:52 조회5,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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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변형 단백질’ 프리온의 정체

[중앙일보] 2007-6-14일

우유 생산량 늘리려는 인간탐욕이 재앙 불러 
1800년대 초반 유럽의 양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스크래피는 동종교배 결과로 생긴 프리온 질병이었다. 유럽의 목양업이 쇠퇴하며 동종교배가 자취를 감추면서 스크래피도 함께 사라졌다.


프리온이 일반 시사용어가 된 건 광우병 창궐 이후지만, 프리온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은 200여년 전부터 남아있다. 첫 희생자는 1765년 11월 FFI로 사망한 베네치아의 한 의사다. 그는 1764년 여름부터 원인 모를 불면증에 시달렸다. 전혀 잠을 잘 수 없는 희귀한 병이었다. 피로에 지친 나머지 환각에 시달렸고 발작을 일으키다 혼미한 상태에 빠져 든 끝에 기력을 완전히 소진하고 숨을 거뒀다. 이후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이 의사의 후손들 상당수가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죽어갔다.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는 양떼들이 ‘스크래피’란 신종 전염병으로 쓰러져갔다. 병에 걸린 양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그리고 끔찍한 가려움에 시달리는 듯 꼬리와 등을 피가 나도록 바위나 벽을 긁어댄 끝에 누더기 꼴이 돼 죽었다.

1980년대 후반 영국에서는 ‘광우병’(공식 명칭은 ‘우형해면상뇌병증’이다)이 소떼를 덮쳤다. 온순하던 소들이 주인을 걷어차고 광포하게 날뛰다 결국 쓰러져 죽는 병이었다. 소떼를 휩쓴 광우병은 종의 경계를 뛰어넘어 사람에게까지 전염됐다. 지금까지 80만 마리의 소와 160여명의 사람이 광우병에 감염됐다.

FFI와 스크래피, 그리고 광우병은 모두 프리온이 원인인 병이다. 미국의 과학자 스탠리 프루시너는 이들 질병의 감염인자가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닌 무생물인 단백질이란 사실을 밝혀냈고, 이 단백질에 프리온이란 이름을 붙였다.

프리온은 사람과 동물이 자기 유전자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내는 정상 단백질이다. 문제는 프리온의 ‘형태’다. 체내에서 단백질은 가장 안정성을 갖는 형태를 취한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한 가지 형태만 안정성을 갖지만, 프리온은 ‘정상적인 형태’와 ‘질병을 유발하는 형태’가 모두 안정성을 갖는 특이한 단백질이다. 변형된 프리온이 주위에 있는 정상 프리온 단백질과 결합하면 정상 프리온도 변형 프리온으로 바뀌고, 새로 변형된 프리온이 또다시 주위의 정상 프리온과 결합해 구조적 이상을 일으키는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변형 단백질 하나가 모든 정상 프리온 단백질을 변형 단백질로 만들고, 결국 세포가 제 기능을 잃고 죽게 되는 것이다. 세포가 죽은 자리는 텅 빈 공간만 남는다. 인간 광우병 환자의 뇌조직이 마치 폭격을 당한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상태인 것도 그 때문이다.

‘변형 프리온’이 생기는 과정은 세 가지다. 유전자 이상으로 체내에서 변형 프리온이 만들어지는 경우, 외부에서 변형 프리온이 몸 속으로 들어가 정상 프리온을 바꿔놓는 경우, 그리고 또 한가지는 원인 모르게 ‘우연히’ 생기는 경우다.

프리온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없애기가 더 어렵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사멸시키는 방법이 거의 듣지 않는 것이다. 끓여도 소용없고 방사선으로도 없앨 수 없다. 포르말린을 쏟아부어도 효과가 없고 흙 속에서도 견딘다. 심지어 프리온이 타고 남은 재에서도 감염성은 남아있다.

프리온 존재가 규명된 데는 파푸아뉴기니 섬의 원시 부족 포레이족을 멸족 위기로 몰아갔던 유행병 ‘쿠루’가 큰 역할을 했다. 쿠루에 걸린 환자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들뜨는 양상을 보이다가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며 죽어갔다. 의사 칼턴 가이듀섹은 이 부족의 식인풍습과 쿠루의 연관성을 밝혔고, 질병의 원인으로 새로운 유형의 감염 병원체 ‘슬로 바이러스’(‘프리온’이 명명되기 전 이름이다)를 분리해 1976년 노벨상을 받았다.

저자는 프리온 재앙의 근본 원인이 된 인간의 탐욕에 대해서도 세세히 밝힌다.

18세기 영국의 축산업자 로버트 베이크웰는 양을 ‘풀을 돈으로 바꾸는 기계’로 만들기 위해 동종교배를 시켰다. 체구가 크고 살이 많이 붙은 ‘우수한 형질’을 지닌 어미와 그 새끼를 교배시켰다. 그 결과 머리는 아주 작고 목은 짧으면서 다리는 가늘고 가슴과 엉덩이는 엄청나게 큰 새로운 품종 ‘디쉴리 레스터’가 탄생한다. 비슷한 시기, 우수한 양모를 위해 에스파냐에서 개발된 ‘메리노 양’도 동종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품종이다. 이런 동종교배 기법은 베이크웰 이전에는 널리 쓰이지 않았다. 농부들 사이에는 동종교배가 가축의 유전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오늘날 생물복제에 대해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 즉 자연의 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동종교배를 꺼리기도 했다.

어쨌든 양의 동종교배 기법은 처음엔 대성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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